참고자료/후기

[J. Moriarty&Holmes]"불온한 친절함" by 아는사람(stan)님 후기

평방미터 2016. 11. 1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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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2일 썼던 글을 다시 가져와봄

*이 글은 예전 티스토리에서 썼던 글입니다*

*스포있다*

좋다. 매우 좋다. 정말로 좋다. 지금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이유는 이 패러디가 너무, 진짜로 좋기 때문이다. 처음에 쌀님에게 책을 빌렸을때는, ‘모셜이네? 어…거기다가 이거, 원작패러디다. 흐음…'이라는 생각이었다. 본인은 지극한 셜존셜이다(아니면 W/H이거나. H/W도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 왓슨은 핫슨이 갑이지!). 가이리치 영화판 한정으로 모모런도 좋다고 생각한다. 음? 그런데 모홈?

인생이란 언제나 예상이 빗나가기 때문에 즐거운 거라고, 원하는대로 의도하는 대로 모두 흘러간다면 인생은 한갓 답이 훤이보이는 체스판이오, 셜록이 보는 클루(Clue)게임일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떨어진 홈즈와 모리아티다. 홈즈는 살아나지만, 기억을 잃는다. 모리어티는 그를 단숨에 파괴할까 하다가, 천천히 그렇게 하기로 한다. 모리어티는 홈즈를 ‘시거슨'이라고 부른다. 홈즈는 왓슨이 피우던 파이프, 담배 냄새 때문에 제임스 모리어티로 자신을 소개한 모리어티 교수를 왓슨으로 착각하게된다. 왓슨의 그림자를 모리어티에게 입혀서, 모리어티를 가장 이상적인 호감상대로 인지하게 된다. 왓슨이 결혼한 후 코카인 중독에 심하게 빠졌던 홈즈는 금단증세를 보이게 되고, 그를 저지하려다가 모리어티는 어떤 상황에 놓이고 어떤 행동을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이고, 가장 가슴아픈 점은 그거였다. 홈즈는, 아니 시거슨은 자신이 왓슨이라고 투영하고 있는 모리어티를 사랑한다는 것. 모리어티는 그가 왓슨과 자신을 혼동하고 있다는 걸 알고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그 날, 모든것을 기억하고 '시거슨'에서 홈즈로 돌아오자 홈즈는 자신이 왓슨을 단순한 친구 이상으로 여겼다는 걸 알게된다. 자기혐오에 빠진다. 모리어티도, 자신은 홈즈를 상처입히려 하지 않고싶었다는 걸 깨닫는다.

시거슨이라니, 홈즈의 또다른 이름, 바이올리니스트, 스트라디바리, 노르웨이인 시게르손, 왓슨이 결혼한 이후의 코카인. 두번째 추락 때문에 시거슨임을 아예 잊었어도, 그는 '노르웨이인 시거슨의 모험'을 썼다. 내가 읽었던 대부분의 원작 패러디(양웹쪽이 많지만)는 AU(Alternative Universe), 다른세계관인지라 원작패러디는 이 책이 내가 읽은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미주에서, 런던 지하철 얘기에서, 빅토리안 멜로드라마 이야기에서 작가님의 노력과 치밀함을 너무 많이 보았다. 주석이란것이, 처음 읽을 때에는 읽기에 방해가 되지만, 몇번이고 계속해서 읽는다면 이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

호시탐탐 이제 홈즈, 아니 시거슨, 아니 누구건간에 그 탐정의 옆자리를 노리는 모리어티라니. 의사양반 왓슨을 눈엣가시로 여긴다니. 아…작가님이 내게 뭘주신거지, 작가님? 작가님?! 쾅쾅쾅쾅쾅 동네사람들 셜존셜만 놀던 쇤네가 모셜에 눈을 뙇! 개안을! 으아니 모리아티 왜 홈즈한테 짓궂게 굴어요 근데 왜 또 좋아해 아니 그건 그렇다 치겠는데 전 이 소설때문에 왜 양언니들이 셜록을, 아니 홈즈를 오른쪽으로 자꾸 밀어대는지 이해가 너무가는겁니다. 데비앙아트의 제가 아는 존셜그림 존잘님이 계시는데 항상 '왜 이분은 셜록을 자꾸 오른쪽으로 미실까.’ 했는데! 여기에 답이있눼! 아 너무좋타:Q (결론)

글의 흐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런글을 읽어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글이 살아있는것과 별개로, 물 흐르듯 전개되는 글은 읽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몰입도까지 높여준다. 아는사람(책 말미에 Stan이라고 쓰셨던데, '아는사람'은 패러디라서 쓰신 필명인 듯 하다. 스탠이 본 필명이신듯)님의 J. Moriarty & Holmes: 불온한 친절함. 다시한번, 책을 읽게 빌려주신 쌀님에게 무한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