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런던여행

2016 런던여행 제4부(6월 26일)

평방미터 2016. 7. 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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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일요일(제6일)

일요일이야!

로비 벤치에서 이 사진 찍고있으니까 다들 좀 신기하게 보는것 같았지만 뭐 어때 어차피 일주일 후면 여기 있지도 않을텐데 홍홍 하면서 찍었다. 야스님의 체크아웃 날이 오늘이라 체크아웃을 한 다음에 짐은 내 방에 두었다. 일요일 계획은 그닥 거창하지 않았고 야스님과 함께 세인트폴 일요일 열한시 미사에 가는것 뿐이었다. 사실 야스님과 함께 런던을 다닌 삼일간은 거의 일정같은건 야스님께 일임해버렸다. 덕분에 이곳저곳 멋진곳을 잘 둘러봄!

세인트폴 미사는 열한시여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는데 근처에 좋은곳이(?) 있다고 하셔서 가봤더니...아 안녕 바솔로뮤 병원!!

사실 난 셜록 시즌2를 끝으로 잠정적으로 탈덕을 했다. 끝맺음을 그런식으로 내었단 거에 스티븐 모팻에게 앙심을 품고있었기 때문에(그런데도 작년이었나 DDP 왔었을땐 <지킬> DVD에 잘만 사인받긴 했다. 애증임... 모팻은 닥터후 메인작가로 있었을 때 보다 가끔가끔 쓰는 에피소드가 내 취향이라 역시 난 RTD가 더 좋았던걸까 싶다), 시즌3 #301만 보고(그것도 제대로 안봤던걸로 기억한다. 물론 존 왓슨이 셜록 패는건 아주 잘 보았다) 말았었다. 그런데 바솔로뮤 병원을 보는순간 참 먹먹하더라.

야스님이 여기서 셜록 떨어진대로 포즈잡아 사진찍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안찍겠다고 그랬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도 그 자리에 있는 순간 만큼은 마음이 좀 싱숭생숭해서 그냥 그 앞에 앉아있는 이 사진만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확실히 여기에 오니 왜 이쪽에서 떨어지는걸 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고(앞에 저 낮은 건물 때문에 밑부분이 가려졌으니), 바솔로뮤 병원 건물의 먼지가 가득 끼인 창문에는 셜록은 살아있다고 쓰여지거나 그 비슷한 아무튼 그런 손낙서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옆으로 조금 걸어갔더니 바로 올드 베일리, 형사재판소가 떡하니 있었다. 여기도 촬영지라 이 앞에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드라마인지 영화 촬영 때문에 건물 입구를 다 막아두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둔 상태였다. 어쩔수없이 올드 베일리의 상징 저 정의의 여신상(여러 영화에 등장하는 저 분은 가끔은 정의보다는 부정의를 상징하기도 하지만)만 찍었다.

가는길에 꽤 멋진 광장이 있어서 이게뭐지 하고 보다가 큰 스크린에서 윔블던 생중계를 한다고 해서 반가워 찍었다. 내가 있을 동안은 예비경기일이었던거 같았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경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광장을 찾아보니 이렇게 상공에서 찍으면 멋있게 보이는구나 싶다. 


그래도 유명한 성당이고 인터넷에 내부 사진이 아예 없는것도 아니니 당연히 사진촬영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안되어서 눈으로 열심히 보기만 했다. 내가 갔던 26일은 성찬식 날이었는데 모차르트 합창곡도 일정에 있었다. 여행일지를 쓰면서 그때 받은 책자도 함께 올려야지! 했는데 지금보니 사진을 안찍어서 저녁에 사진을 추가해 올려야 할것같다.

(세인트폴 사진)

아마도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분들이 이 책자와 작은 헌금봉투를 주셨는데, 헌금봉투에는 헌금을 한 사람의 인적을 기입하는 란과 함께 차후에 세금 환급이 된다고 쓰여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쭉 걸어가 돔이 있는 곳에 원형으로 놓인 의자에 앉았는데, 개중에는 의자 뒷부분에 고리같은게 있고 묘하게 생긴 방석같은게 걸려있었다. 나중에 야스님이 말해주셨는데, 미사 중간에 무릎을 꿇을 사람들은 이렇게 갖고 온 방석을 내려 놓고 무릎을 꿇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성당 내부를 보는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겉모습만 보고 2층으로 지어져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성당은 전체가 하나로 뚫려있는 모습이었고, 아치형의 천장과 돔에는 부조들과 벽화들(특히 그리스도의 수난과 관련된)로 가득했다. 내부 사진을 찍지 못했으니 말해보자면, 위의 첨부한 사진에서 왼쪽에 계신 할머님의 뒤쪽 왼쪽에 내가 앉아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이 고딕 양식(탑을 제외한 건물은 960년에 건축되었다), 웨스트민스터 궁전Palace of Westminster이 과거의 고딕 양식을 모방한 건물(대화재때 무너져 18세기에 다시 지었다)이라면, 세인트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은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이전의 건물이 불타 17세기에 다시 지어진 건물이다.

정해진 순서에 맞춰 미사를 진행하는데(중간 중간에 다함께 말하는 부분도 많아서 책자를 들고 함께 따라 말하고 따라 불렀다. 중간에 각국의 말로 말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나는 천주교 교리 공부를 하다 때려친 사람이라 잘 몰라서 그냥 영어로 말했다), 미사 중간에 갑자기 저 위의 돔 창문에서 빛이 쏟아져 내려왔다. 구름이 조금 낀 날이라서 구름이 잠시 비껴간 틈을 타 햇빛이 들어온 것 같았다. 아무튼 빛이 궁륭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데 그게 하필 내가 앉은 자리 부근이어서 갑자기 눈앞이 엄청나게 밝아졌다. 그때 든 생각이 '이게 신성하다는 느낌인가' 하는 거였다. 만일 내가 근대 이전의 사람이고 미사를 보러 이 곳에 왔다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했을거다.

빛은 금방 사라졌고(그래서 더 신성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성가대가 노래를 불렀는데(성가대는 왼쪽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위의 사진을 기준으로 열린 철제문 앞 왼쪽에 작게 서있는 남자 근처라고 보면 될것같다), 그게 두번째 충격이었다. 이전에도 성가대 합창을 현장에서 들은 적이 있었고, 집에 CD도 있어서 가끔 고딕 캘리그라피를 할때 기분내기용으로 듣곤 하는데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성당의 천장이 높고 돔으로 되어있다보니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한층 더 신성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어린 사람들이 함께 합창을 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 귀로 들으면서 교황의 권위가 드높았을 당시에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 왔었을까(물론 그때에는 지금처럼 성공회가 아니라 카톨릭이고 건물도 달랐겠지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가 끝나고 야스님과 나는 성당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야스님이 어느 한 부분을 가리켰다. 보니까 여성사제가 있었다. 가족들이 전부 로마 카톨릭 신자라(나를 빼고는) 몰랐는데 성공회는 당연히 여성 사제도 있다고 해서 좀 감격스러웠다. 개인적으로 로마 카톨릭, 천주교의 가장 큰 단점 중의 하나가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없다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튼 그렇게 둘러보다 70펜스를 내고 양초를 켤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나도 70펜스를 내고 양초를 켰다. 나와, 집에 있는 가족들의 안녕과 앞으로 좋은일들이 가득하기를, 그리고 개인적으로 동생이 부탁한 것들도 함께 기도를 올렸다.

그렇게 세인트폴 성당을 나와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브릭레인 마켓을 가기로 했다. 보통 주말에 열린다는 브릭레인 마켓은 날씨가 좋아서 더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북적북적했다. 거리 곳곳과 골목 골목에 노점상들이 가득했고 지하로 내려가면 더 큰 공간이 나오기도 했다. 마치 다이애건 앨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야스님이 이곳저곳 보시더니 예전보다 많이 줄은거라고 하셔서 '이렇게 크고 사람들도 많은데 이게 줄어든거면 예전에 얼마나 컸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맨 처음 먹은 건 브릭레인에서도 유명하고 TV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다는 브릭레인의 베이글 가게의 베이글이었다.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이 맛있다는 야스님의 추천을 믿고 나는 연어크림치즈 베이글을 시켰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주문도 엄청 빨리 받아 줄을 서자마자 주문을 하고 베이글을 받았다.

연어는 훈제 연어라서 짰다. 근데 베이글이 정말 맛있었다! 빵이 맛있는데다 연어랑 크림치즈를 같이 먹으니까 간도 적당하고 괜찮았다. 먹고있을땐 '음 훈제연어와 크림치즈 베이글 맛있군' 이런 생각이었는데 다 먹고나니 아쉬웠다. 두개 살걸!

하지만 브릭레인 마켓에서는 먹을게 너무 많았기에 우리는 다른 먹을거리를 찾으러 갔다. 노점상들이 쭉 늘어져 있는데, 그 중에 해물빠에야를 파는 곳이 있어서 1인분만 사서 나눠먹기로 했다.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잔디밭이 있는 공터라니!) 잔디밭에 앉아 해물빠에야를 맛있게 먹었다.

런던이 날씨가 좋지 않다는 건 맞다. 하루에도 날씨가 계속 바뀌고, 비가 후두둑 쏟아졌다가 날이 흐렸다가 갑자기 해가 쨍 하고 뜨다가. 그렇지만 이때는 구름에 날이 좀 흐렸다가 갑자기 해가 쨍 하고 져서 너무 신기했다.

파노라마를 찍는 동안 갑자기 해가 쨍 하고 내리쬐니 색깔이 갑자기 훅 하고 바뀌었다. 아무튼 왜 다들 런던의 여름, English Summer를 외치는지 알게 된 좋은 날이었다. 

그다음엔 야스님과 처음으로 만났던 24일 저녁에는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디킨스 펍과 세인트 캐서린 도크에 있는 스벅에 갔다. 세계 어디를 가도 스타벅스 간판만 보이면 뭔가 안심이 되긴 한다(상해에서는 정말 스벅이 구세주같았으니까). 사진을 찍은 날 보다 평소에는 요트가 더 많이 정박되어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몇 척 없었다. 최근에 있었던 모 사건 때문일까? 싶기도 했지만 뭐 추측이니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겠지.

아무튼 그렇게 저 그림같이 요트 정박지 한쪽에 서 있는 스벅에 들어갔다. 2층에 자리가 없어서 어버버 하고있는데 사람들이 슬슬 일어나기에 자리를 잡았다. 건물 모습도 아담하고 원형으로 되어있어서 아기자기하니 좋았다. 핀과 까꿍이와 함께!

스벅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우리는 24일 밤에 갔었던 디킨스 인 펍에 다시 갔다. 낮에 보니까 훨씬 더 멋져서 이건 사진찍어야 해! 하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다리도 건너고.

근처에 타워 브릿지와 런던탑이 있기에 우리는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나는 타워브릿지를 런던브릿지라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왜냐면 유명한 동요 중에 런던 브릿지 이즈 폴링 다운♬ 이 있어서 그 노래가 이 다리를 의미하는건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런던 브릿지는 정말 특징 하나 없는 다리였고 이건 "타워 브릿지"였다. 런던탑에서 죄수가 들어갈 때 썼다는 수문도 보고, 미임파5 마지막에 이단과 일사, 벤지가 다같이 만나는 곳도 찾아 사진을 찍었다.

런던에는 세 가지 종류의 이층 버스가 있다. 하나는 올드 버전 이층 버스로, 뒷쪽이 뚫려있는 버스(동그랗고 매우 귀엽다). 하나는 뉴 버전 이층버스로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다니는 버스(조금 더 각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뉴 뉴 버전 이층버스가 있다(뉴 버전보다는 동그랗다. 아마 올드 버전과 뉴 버전을 좀 섞어서 만든게 아닐까 싶었다). 야스님은 내가 올드 버전 이층 버스를 한번쯤은 타는게 좋을거 같단 생각을 해서 15번 버스를 탈 때마다 기다렸는데(올드 버전 이층 버스는 이제 15번에만 남아있다고 했다), 15번 버스가 올 때 마다 뉴 버전이 와서 아쉬웠다. 

런던탑 버스정류장에서 뉴 버전 15번 버스를 타고 우리는 다시 세인트폴으로 왔다. 브릭레인 빵집에서 산 카스테라를 야스님과 함께 나눠먹었다. 보기에는 평범한 카스테라였는데, 부드럽고 폭신폭신했다. 먹을 당시에는 '음 맛있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또 먹고싶다...해가 많이 난 것도 아닌데도 세인트폴 성당 옆 잔디밭에 사람들이 몇명 누워있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면서 평화롭게 카스테라와 탄산수를 먹었다.

다시 세인트폴에서 트라팔가 쪽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올드 버전 15번이 아장아장 달려왔다! 신나서 버스를 탔다. 버스는 오래되어 그런 모양인지 덜덜거리는 소음이 엄청났다ㅋㅋ후후 하지만 너무 귀여웠다. 여기저기 낡은 모습들이 예전에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을 읽으며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을 불러일으키는것 같았다.

귀여운 올드 버전 이층버스. 다른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보이기도 해서 사진도 찍고 그랬다. 저렇게 뒤 쪽이 뚫려 있어서 뒤로 타면 되는데, 검표원이 함께 타서 불시에 오이스터 카드 리더기로 확인하고 그런다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처음 탔을땐 확인은 따로 하진 않았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신다는 펠멜 가 10번지, 디오게네스 클럽! 실물을 보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돌아다니다가 야스님이 '아 그러고보니 이근처에 이게 있는데'라고 하시며 보여주셨다. 아쉽게도 양 쪽에 차들이 세워져 있어서 멋진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최고야.

다음으로 우리가 간 곳은 본드스트리트! 리젠트가가 보통 쇼핑의 명소로 유명한데, 본드스트리트는 조금 더 그랬다. 리젠트 가가 비교적 우리가 많이 쇼핑하는 브랜드들이 많다면, 본드스트리트는 흔히들 명품 브랜드라고 알려진 곳들이 입점해 있었다. 미우미우(사실 여기는 보자마자 메이 생각나서 찍었다), 티파니, 몽블랑과 버버리, 디올, 샤넬 등. 지나가다가 아케이드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찍었다.

가서 봤을땐 명패도 없고 도대체 누구지 하면서 그냥 중간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보니깐 처칠이랑 루즈벨트같다. 아니 그러면 내가 스탈린이야?

사실 여기에 온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마찬가지로 미임파5 로케이션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는 레코드 가게였고, 로케이션을 알려준 사이트에서는 세탁소였는데 지금은 파스타집으로 바뀌어있었다.

저녁! 이름을 까먹었는데 야스님이 알려주셨다 코샤리Koshari! 밥과 소스, 그리고 토핑이 함께 올라간 아랍 음식이었는데(병아리콩 올려준것도 좋았다. 나는 병아리콩을 좋아하니까), 토핑은 양고기를 시켰는데 주말이라 베지테리언 토핑만 남아있다고 해서 베지테리언 토핑을 올렸다. 볶은? 튀긴? 양파였는데 맛있었다. 매운 소스를 달라고 했는데 난 당연히 '영국에서 매운 소스라니 별로 맵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꽤 매워서(내가 매운걸 잘 못먹기는 한다) 당황하며 먹긴 했다. 원래는 이 가게에서 코나파kunafa라는 디저트를 먹으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아쉬워하며 다음주에 내가 다시 와서 먹어보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지나가기만 하고 먹어보질 못해서 지금도 아쉽다...

스파이스 오브 라이프! 벤 아아로노비치의 소설 <런던의 강들>에 등장하는 펍이다. 매번 소설로 읽고 구글맵에서 찾기만 해서 실감이 잘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또 감격스러웠다.

그 다음에 우리가 간 곳은...그렇다 <킹스맨>에 등장하는 "그 펍" 블랙 프린스 펍이었다. 위치가 좀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갔는데, 생각보다 큰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펍에 들어가는건 이번이 두번째고 그래도 영화에서 보던 펍을 낮에 들어가는건 처음이라 두근두근 했는데 들어가니 마침 유로2016 때문에 TV도 켜 있었고 사람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다. 

보통 기네스에 대해선 사람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하곤 한다. "한국에서 먹는 기네스와, 영국에서 먹는 기네스와, 아일랜드에서 먹는 기네스의 맛은 다 다르다."

정말 달랐다. 크리미한 질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한국에서도 기네스를 자주 마시는데, 처음 마실때 생맥으로 마셨고 이후엔 병이나 캔으로도 마셨다. 그런데 여기에서 먹는 기네스가 훨씬 맛있었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런건지 아무튼 너무 고소하고 부드럽고! 야스님과 3일동안 있는 동안 썼던 자금을 정산하는 동안 한 잔을 다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솔직히 술기운이 조금 올라오지만 않았어도 한 잔 더 마시고 싶었다...아무튼 그래서 다음 여행에는 아일랜드 기네스 공장에 갈것같은 예감이 들었다ㅋㅋ

다시 웨스트민스터에. 저녁인데도 런던의 여름은 해가 늦게 져서 오후 7~8시여도 꽤 밝다. 밤에는 빅벤의 문자반을 찍기가 어려운데 이날따라 예쁘게 잘 나와서 찍어보았다. 야스님이 집으로 가는 버스 시간이 있어서 우리는 숙소에 들러 짐을 찾고, 나는 야스님과 헤어졌다. 이렇게 런던에서의 일요일이 지나갔다.